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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른 뮤직뱅크 1위 논란, 무엇이 문제일까?
    Music & Data 2022. 12. 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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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부터 시작된 음악 방송 '가요 탑10' 의 종영 이후

    1998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음악방송 'KBS 뮤직뱅크' 는

    어느덧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여타 언론도 '지상파 1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여기에서 1위를 수상한다는 것이

    가수들에게 꽤나 중요한 수상 경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 전까지 뮤직뱅크는 '음반뱅크' 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여타 음악 방송들 중 음반 점수가 절대적으로 작용하며

    팬덤의 화력이 중요한 곳으로 여겨졌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거기에 더해

    방송 점수만으로 1위를 수상하는 경우가 늘면서

    일명 '방점뱅크'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에서 수사가 들어가기도 했고,

    최근에는 음원 / 음반 점수 0점으로 1위를 수상하는

    가히 끝판왕 격인 결과까지 나오며

    '뮤직뱅크 1위' 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인 상황입니다.

     

     

     

    태연도 당했다…선호도 '0'인데 1위, 음악방송 이상한 계산법 | 중앙일보

    방송사의 집계오류로 1위가 뒤바뀌는 일도 부지기수다.

    www.joongang.co.kr

     

     

    '방송점수'로 갈린 1위…르세라핌, 임영웅 꺾고 '뮤직뱅크'로 2관왕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협력한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이 음악방송 2관왕을 기록했다. 13일 방송한 KBS2 '뮤직뱅크'에서는 임영웅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르세라핌의 데뷔곡 '피

    www.nocutnews.co.kr

     

     

    첫사랑 ‘러브티콘’, 윤하 ‘사건의 지평선’ 꺾고 ‘뮤직뱅크’ 1위...방송 횟수 점수 압도 -

    KBS 2TV ‘뮤직뱅크’ 2일 방송에는 첫사랑 ‘러브티콘’, 윤하 ‘사건의 지평선’이 1위 후보에 올랐다.이날 첫사랑 ‘러브티콘’은 방송 횟수 점수에서 크게 앞서며 총점 6407점으로 1위 트로피

    www.newsinside.kr

     

     

    이렇게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뮤직뱅크의 점수 산정 방식에 대해

    한번 자세하게 뜯어봤습니다.

     

     


    0. 뮤직뱅크의 점수 산정 방식

     

     

    총점 = 200,000점

    각 부문별로 만점 = 전체 총점이 되고,

    이를 집계 기준에 해당하는 곡들의 점유율에 따라 나눠 가진다.  

    (ex. 음원 점수가 65%라면, 전체 총점 130,000점이 모든 후보 곡들에 분배됨)

     

     

    2022년 2월 25일 이전

    음원 점수 (65%) + 음반 점수 (5%)  + 방송 횟수 점수 (20%) + 시청자 선호도 점수 (10%) 

    (2018년 8월부터 음원 점수에 '모바일 음원' 폐지)

     

    2022년 2월 25일 이후

    음원 점수 (60%) + 소셜미디어 점수 (5%) + 음반 점수 (5%) + 방송 횟수 점수 (20%) + 시청자 선호도 점수 (10%) 

     

     

     

     


    1. 시청자 선호도 / 소셜 미디어 점수

     

     

    뮤직뱅크는 앱 투표, 실시간 문자 투표 등이 없는 대신 

    KBS 국민패널의 투표로 계산되는 시청자 선호도 점수가 반영이 되는데요.

     

    또한, 개편 이후로는 써클 소셜차트의 유튜브 / 틱톡 부문을 이용한

    소셜 미디어 점수를 반영합니다.

     

    다만 최근 이 점수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소셜 미디어 점수는 대부분 100점 내외를 받으며

    (현재까지 BTS가 602점으로 최고점),

     

    시청자 선호도 점수는 방송 다음 주차에는 0점으로 통일,

    높은 경우 1000점 정도를 받는다고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음반 점수

     

     

    이전까지의 뮤직뱅크는 '음반뱅크' 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는 다른 방송들과는 다른 점수 산정 방식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이번 주 집계 기준에 해당하는 앨범들의 총 판매량이 200,000장이였고, 

    a곡이 속한 앨범 A가 이번 주 100,000장으로 주간 1등,

    b곡이 속한 앨범 B가 이번 주 20,000장으로 주간 2등,

    c곡이 속한 앨범 C가 이번 주 10,000장으로 주간 3등을 하였다고 가정합시다. 

     

     

    다른 지상파 음악 방송 (인기가요, 음악중심) 은 부문별로 1위에 만점을,

    2위부터는 만점 대비 비율로 따져서 점수를 부여합니다. 

     

    즉 이러한 계산 방식으로는, 음반 점수 만점이 1,000점일 때 

    a = 1,000점 (1등)

    b = (20,000 / 100,000) * 1000 = 200점

    c = (10,000 / 100,000) * 1000 = 100점

    을 가져가게 됩니다. 

     

     

    하지만 전체 대비 점유율으로 점수를 분배하는 뮤직뱅크는 

    음반 점수 총점이 10,000점이므로, 

     

    a = (100,000 / 200,000) * 10,000 = 5,000점

    b = (20,000 / 200,000) * 10,000 = 1,000점

    c = (10,000 / 200,000) * 10,000 = 500점

    이라는 점수가 나오게 됩니다.

     

     

     

     

    즉 전체 점수 200,000점 중 10,000점이라 5%라고 하지만

    이것은 모든 음반들에게 분배되는 총점 기준이고,

    음반 점수가 실질 반영율, 즉 변별력이 가장 큰 부문이 됩니다.

     

    특히나, 앨범 판매량이 많은 인기 남자 아이돌들의 경우에는 

    위의 예시보다 더 극단적인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는 편입니다.

    (앨범 점수로 6,000 ~ 8,000점 이상까지 가져가는) 

     

     


    3. 음원 점수

     

     

    '그렇다면 왜 60 ~ 65%의 비율을 차지하는, 전체 총점 120,000 ~ 130,000점의

    음원 점수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음원 점수의 경우에는 주간 1위 곡도

    총점의 3% (= 3,600 ~ 3,900점) 이상을 가져가기가 힘듭니다.

     

    일례로, 2022년 12월 2일자 멜론 일간 차트 기준으로

    꽤 큰 차이로 1등을 달리고 있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의 경우에도

    ('사건의 지평선' 일간 이용자수) / (일간 1~200등까지의 일간 이용자수 총합)

    이 444,277 / 15,777,084 = 2.8% 정도입니다.


    물론 실제 점수 집계는

    국내 5대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 플로, 벅스, 바이브) 의

    주간 TOP 200의 이용량 기준이지만, 

    이 비율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12월 1주차 방송의 점수 집계 주차 (11월 4주) 에서도

    이와 비슷한 비율이 유지되었고,

    음원 점수 3,587점 (약 3%) 를 받았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2/12/2 멜론 일간 차트 순위 및 이용자 수.

     

     

    즉 점수 구조상 음원 점수에서는

    압도적인 이용량이 나와야 5,000점 내외를 노릴 수 있는 수준이며,

    일반적으로 주간 1위 곡들이 3,000점대 정도의 점수를

    받게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5,000점 이상이 자주 나오는 음반 점수와 대조되는 부분이지요.)

     

     

    실제로, 현재 음원 점수 산정 방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개편된

    2018년 8월 이후에는 방탄소년단 - 'Dynamite' 의 5,227점이 최고점이며,

    올해 초 음원 비중이 60%로 하향 조정된 이후로는

    빅뱅 - '봄여름가을겨울' 의 4,840점이 최고점입니다.

    두 곡 모두 총점의 4% 정도이죠.

     

     

    달리 말해, 다른 지상파 음악 방송들 (음악중심, 인기가요) 과 달리

    음원 점수가 낮거나 거의 없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음반 점수와 다음으로 언급할 방송 점수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최근 2년 (2021 ~ 2022년) 간 음원 점수 100점 이하로

    1위를 수상한 횟수는 총 19번이고,

    대부분 해외 팬덤 위주의 남자 아이돌 그룹입니다.

    낮은 국내 음원 점수를 음반 또는 방송 점수로 메꾼 케이스들이지요.

    2020년까지는 이러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4. 방송 점수

     

     

    대망의 방송 점수입니다.

     

    사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의 방송 점수 20,000점 돌파(!!) 사태 이후로는

    작년까지 몇 년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점수입니다.

     

    (1위 곡들도 대부분 2,000점 이내의 점수를 가져갔기 때문에,

    이것으로 인해 결과가 뒤집히는 케이스는 거의 없었거든요)

     

     

    2012년 후반기 '강남스타일' 의 방송 점수 2만 점 돌파 사태. 3만 점이라는 총점은 아직 깨지지 않는 최고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올해 들어 5,000점 ~ 7,000점이라는 초고득점이 다수 나오고,

    방송 점수로 다른 부문의 열세를 모두 뒤집고 1위를 하는 상황들이 나오면서

    유독 논란이 더 심해진 느낌입니다.

     

    우선 올해 2월 25일의 개편 전까지의 방송 점수는 

    TV 방송 85% (34,000점) + 라디오 방송 15% (6,000점) = 총점 40,000점

    이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방송 점수에 디지털(유튜브) 점수가 포함된다고 하는 점수제 개편 이후로

    아직까지 각 부문별 점수가 어떤 식으로 매겨지는지에 대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임영웅 씨의 방송 점수 0점 사태 이후 

    'KBS 관련 방송 출연 횟수에 따라 집계한다' 라는 언급과

    라디오 점수 집계 기준에 대한 공지만 있었을 뿐이죠. 

     

     

     

    뮤직뱅크

    다양한 장르의 대중가요 및 최신음악 정보를 전달하는 고품격 가요 쇼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및 전가족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

    program.kbs.co.kr

     

     

    개편 이후 점수표를 보면서 추측을 해본다면

    유튜브 점수의 총점이 6,000 ~ 10,000점 정도가 되고,

    이를 리무진 서비스, 아이돌 인간극장, 매터돌(올해 7월 종영) 등의

    KBS 주관 유튜브 프로그램에 2,000 ~ 3,000점 정도씩 배분이 되어

    유튜브 출연만으로도 상당한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여기에 뮤직뱅크 출연에 대한 점수와,

    불후의 명곡 등 추가적인 KBS TV 방송 출연,

    그리고 라디오 방송 점수까지 합해지면

    6,000 ~ 7,000점이라는 초고득점이 나오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방송 점수가 과도하게 책정되며,

    뮤직뱅크 1위를 위해서 KBS 주관 방송들을 순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음원 주간 1위를 음반 점수로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리 인기가 많은 곡이라도 해도 방송 점수 없이는

    막 컴백한 아이돌의 첫 주차 음반 점수 + 방송 점수를 도저히 이길 수가 없거든요.

     

     


    5. 뮤직뱅크 개편안?

     

     

    방송사별로 1위 선정에 모두 비슷한 기준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음악 방송사별로 1주일에 6번씩 각각 1위를 선정할 이유는 없죠.)

     

    공영 방송사에서 국내의 대중적 인기와 동떨어진

    방송 / 음반 점수가 사실상 1위를 결정하게 하는

    분명히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적으로 개편안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4가지입니다. 

     

     

    1. 방송 점수 기준 공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방송 점수 배분의 기준을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입니다.

     

    최근 뮤직뱅크가 크게 논란이 된 것도, 이러한 상황과 함께

    방송 점수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맞물려 나온 것이고요.

     

    다른 방송국에도 방송 점수는 존재하며,

    음악 방송사에 출연하는 아티스트에게 점수를 더 준다는 방식은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어

    방송 점수의 존재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지만,

    적어도 점수 배분 기준에 있어서는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방송 점수 가산점제 

     

    방송 점수는 현재 총점 40,000점의 점유율 배분이 아닌 가산점 형식으로

    1000점 ~ 2000점 정도의 만점을 도입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뮤직 뱅크 출연 + 기타 KBS 쪽 TV 방송 또는 유튜브 1회 출연 정도면

    만점이 나오도록 설정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3. 음원 점수가 일정 이하일 경우 1위 후보에서 제외

     

    원래는 국내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기 위해

    국내 5대 음원 사이트 중 한 군데도 주간 TOP 200에 들지 못하면

    집계 대상에서 자동으로 제외되었는데,

     

    이번 건에서 보듯 현재 이 기준이 과연 지켜지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점과,

    벅스의 경우는 국내 이용자들만 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 팬덤이 벅스 주간 200위 위주로 공략을 하고,

    이는 대중적 인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본 개편안은

    음원 점수가 일정 기준 이하일 경우 1위 후보에서 제외하는 방법인데,

     

    다만 이 경우는 해외 팬덤의 반발이 클 수 있어

    최근 소셜 미디어 점수를 추가하는 개편안처럼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등의 해외 음원 사이트 점수를

    일부 포함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바꿀 경우

    여전히 국내 인지도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온다는 문제가 남지만..)

     

     

    4. 음반 / 방송 점수의 총점 조정 

     

    음반 점수는 총점을 현재 10,000점 → 5,000점,

    방송 횟수 점수는 총점을 현재 40,000점 → 20,000점으로 조정하고,

    줄어드는 25,000점을 음원 또는 투표 점수 등에 추가적으로 배분하면 되겠습니다.

     

    이전까지의 점수표를 봤을 때, 이렇게 조정한다면

    음반 점수 / 방송 횟수 점수만으로 1등을 차지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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